Under Pressure : Third Age

[매화문학/취미연성] 140자에 담지 못한 이야기 - 영업왕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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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문학/취미연성] 140자에 담지 못한 이야기 - 영업왕

한매화 2019. 10. 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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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취미삼아 쓴 글로써, 트위터(http://twitter.com/maehwane) 교류해시로 출발한 글입니다.
※ 이 글의 저작권은 저(http://maehwane.tistory.com)에게 있습니다.

 

"흠흠. 오랜만이군, R 과장."
"그동안 격조하셨습니까? 어르신."

밝은 햇살이 비추는 호텔 커피숍 창가에, 두 사람은 서로 인사를 하며 악수를 나눴다.
말끔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R 과장은 어르신이라 부른 상대를 향해,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영업 스마일을 지어냈다.

"그럭저럭, 자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지. 그나저나, 오늘은 뭘 보여주려고 하는 겐가?"

어르신이라 불렸던 사람은 만면에 호기심을 품고서,
몸을 조금 기울여 R과장에게 다가갔다.

R과장은 전혀 싫은 내색 없이, 한 번 씨익 웃으며,
의자 옆에 두었던 가방에 손을 집어 넣었다.
이윽고 그가 꺼낸 것은 하얀 약통.

"이건, 극비에 입수한 탈모치료제인데..."

마침, 어르신은 원형탈모가 심각하게 일어나 어느새 앞이마와 연결된
전형적인 탈모형 부장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탈모치료제라는 말에 솔깃한 어르신은 눈을 빛내며 R과장의 말을 경청하기 시작한다.

"이 약에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부작용?"
"네, 사소하다면 사소할테지만..."
"뜸들이지 말고, 말해보게"
"그... 약간... 밤에... 기능을 못할..."
"..."

아아, 이게 등가교환이라는 것인가? 갑자기 숙연해지는 자리.

"괘... 괜찮네... 요즘 내가 시원찮기도 해서... 그... 얼마동안인가?"

자존심에 시원찮지도 않다면서, 그래도 어르신의 관심은 사그러질 줄 모른다.

"30정 복용에 약 한달 정도..."
"그 정도는 내가 감수하겠네! 얼마인가?!"

R과장은 가격을 말하며, 속으로 웃었다.
실제로는 약 2주 정도의 시간만 기능상에 문제 있을 뿐.
그것도 욕구가 아예 죽는 것도 아니기에,
고객인 어르신은 앞으로도 자신에게 더 의존할 것이다.
자기의 신체가 부작용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한 자신감으로.

 

R 과장.
그는 뒷세계 탈모치료제 판매로 유명한 영업왕이다.